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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 만의 귀환' 하루전, 외동딸 꿈속서 재회 20대 6·25전사자 - 2021년 강원 철원에서 발굴된 유해…고 김종기 이등중사로 신원확인 - 국군 2사단 소속으로 중공군과 맞서 ‘734고지 전투’ 참전 중 전사
  • 기사등록 2024-02-04 10: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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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근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이 지난 1일 부산광역시 사하구에 위치한 고(故) 김종기 이등중사의 유가족 자택을 찾아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하며 유가족(딸 김무순)께 ‘호국의 얼 함’을 전달했다.


뉴스부산=6·25전쟁 당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국군 전사자가 74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지난 1일, 부산광역시 사하구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 단장 이근원)은 2021년 6월경 강원도 철원군 마현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2사단 소속 고(故) 김종기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으로 확인했다. 2000년 4월 유해발굴 이래로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27명으로 늘었다.


이번 행사는 유가족 대표(김무순, 고인의 딸)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에 관한 설명을 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며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고인의 신원이 확인되었다는 소식에 김무순 씨는 “국유단에서 연락이 오기 전날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나 펑펑 울었는데 귀신한테 홀린 듯 놀랬다. 어머니가 한평생 아버지만 그리워하다가 돌아가셨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두 분을 합장해서 꿈에 그리던 해후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아버지의 유해를 잊지 않고 찾아준 국유단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인의 신원확인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채취를 시작으로 지역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 국군 장병들의 구슬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먼저, 전사자들의 병적자료 등을 바탕으로 유가족을 찾아가는 기동탐문을 통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함으로써 신원확인의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됐다. 국유단 기동탐문관이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를 경상북도 청도군으로 확인한 후 해당 지역의 제적등본 기록과 비교하여 고인의 딸 김무순(73세) 님을 2016년 1월에 방문,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 고(故) 김종기 이등중사의 유해.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제공


2021년 6월, 지역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을 토대로 6·25전쟁 당시 중공군과 공방전을 펼쳤던 강원 철원군 적근산 일대의 전투현장에서 국유단과 육군 제12사단 장병 100여 명이 경사면을 따라 발굴을 하던 중 고인의 오른쪽 정강이뼈를 수습했다.


당시 유해의 주변에서 발견된 M1탄 등 10여 점의 유품만으로는 신원을 특정할 수 없었으나 이후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와 발굴 유해의 유전자를 정밀 대조 분석해 가족관계를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고인은 국군 제2사단 소속으로, 여러 전투를 거친 후 ‘734고지 전투’에 참전 중 전사했다.


고인은 1924년 2월, 경상북도 청도군에서 4남 4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큰형이 지병으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차남이었음에도 실질적인 장남 역할을 했던 고인은 부모님을 도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생업을 이어가다 결혼해 슬하에 외동딸을 두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고인은 조국 수호의 일념으로 아내와 어린 딸을 두고 1950년 9월경 대구에 있는 제1훈련소에 자진 입대했다. 이후 국군 제2사단에 배치된 후 포천으로 이동하여 ‘포천-평강지구’에서 인민군 패잔병 소탕 작전에 참전하고 이후 ‘영천, 영덕, 울진/영양 공비토벌 작전’, ‘청계산-백운산 진격전’을 거쳐 ‘734고지 전투’(1951. 8. 2. ~ 9. 3.)에 참전하여 대규모의 중공군에 맞서 싸우다가 안타깝게도 1951년 9월 2일, 28세의 젊은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734고지 전투’는 강원 철원군 적근산과 김화읍을 연결하는 중부 전선의 주요 지역인 734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국군이 중공군을 상대로 치열한 공방전을 전개한 전투다.


국방부는 6·25 전사자의 신원확인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동참을 요청했다.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한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 전사자의 유가족으로서, 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 가능하며, 제공하신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6·25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유가족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발굴된 유해의 신원확인을 위한 ‘시간과의 전쟁’을 하는 상황인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다.


▲ 이근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이 지난 1일 부산광역시 사하구에 위치한 고 김종기 이등중사의 유가족 자택을 찾아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갖고, 유가족(딸 김무순)께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했다.


국유단 탐문관들은 각지에 계신 유가족을 먼저 찾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고 있으나 거동 불편, 생계 등으로 방문이 어려우신 유가족은 대표번호 1577-5625 (오! 6·25)로 연락하면 직접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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