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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6-29 16: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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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한계곡의 벗들이 족욕하며 앉았던 `그 자리`. 사진/라석


뉴스부산이 지난 6월 10일 소개한 '불한시사'(弗寒詩社, 문경 불한티산방에 모이는 시인 결사체)의 핸드폰 화답시(和答詩) '64. 양날의 칼', '120. 유리창(琉璃廠)'에 이어 '137. 하지의 불한티', '135. 自利利他', '146. 홍련(紅蓮)' 등 11편을 게재한다. 이후 게재는 매월 20일 발표 순번의 정함 없이 묶어 소개한다. - 강경호 현대미술가




137. 하지의 불한티



가뭄 끝에 오는 비 갑진하지

(돌)

햇볕 쪼고 비오는 순환이치

(심)

길면 짧아져 짧으면 길어져

(달)

긴긴 하루 비가 오고 또 오네

(빛)


ㅡ24.6.22.불한시사 합작시




135. 자리-이타(自利利他)



내 이익이 타인의 이익 될까

(돌)

존재는 함께 사는 존재라네

(심)

삶은 본래 포지티브썸 게임

(빛)

말로는 어려운 것이 이타행

(달)


ㅡ24.6.20.불한시사 합작시


註/불가수행에서 말한 自利

利他도 중요하나 자리 이타

는 실천에 있어 현실성이 떨

어지고, 참된 이타정신이란

利他自義가 한단계 더 위다.

(라석).전통적으로 이기심은

나쁘고 이타심은 좋은 것으

로 여겨왔다. 누구나 이기심

을 추구하면 사회는 아수라

장이 되리라고 본 까닭이다.

세상의 재화는 한정 된 것인

데, 서로 뺏고 싸우면 남아나

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현대게임이론에서는 제로썸

게임이라고 부른다. 뺏고 뺏

긴 것을 합하면 제로라는 것

이다. 그런데 경제학의 아버

지인 아담 스미스는 달리 생

각했다. ‘우리가 맛있는 쌀밥

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농부의

이타심 때문이 아니라 그의

이기심 때문이다’라고. 누구

나 자기에게 이롭도록 열심

히 일하면 모두에게 이롭게

된다는 말이다.서로 주고 받

은 것의 합이 플러스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포지

티브썸 게임이라고 부른다.

전통적인 견해는 이기심과 이

타심을 인격적인 차원에서 다

룬 것이고, 현대적인 견해는

그것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다

룬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빛).




129. 인생길


구비구비 인생길 열두구비
(심)
밤낮의 파도타기와 닮았네
(돌)
구비마다 싯달타의 수행길
(빛)
빛과 어둠 한빛되어 흐르네
(달)

ㅡ24.6.17.불한시사 합작시



▲ 달의 배, 옥광



133. 달의 배



저 달의 배를 타고 간 사람들

(달)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빛)

그립다 말을 할까 차마 못해

(돌)

꿈 속의 달은 떠나가버렸나

(심)


ㅡ24.6.19.불한시사 합작시




72. 오월에는



구름 위에 구름이 춤을 추고

(빛)

바다 밑에 바다도 노래하네

(돌)

흰 구름 푸른 파도 초록의 숲

(달)

오월은 흥도 많고 한도 많네

(심)


ㅡ24.5.18.불한시사 합작시


註/ 아래 그림은 이 시를 發

句(불한시사 社員들이 돌아

가며 첫 행을 먼저 띄우는 것

을 말함)한 한빛 김주성 사원

이 흥에 겨워 새벽에 바다와

구름을 표현한 작품임. 마치

바다 위 섬과 구름이 뒤엉켜

파도처럼 춤추고 노래하는

것으로 보인다.72번 합작시

분위기와 합치된 이 그림은

王維 시에 대한 東坡의 말대

로 "詩中有畵, 畵中有詩"가

되었다. 불한산방主 라석 記



▲ 한빛 김주성, 바다와 구름을 표현한 작품.




108. 달라이라마의 깨달음



공이 청정이면 자비는 공덕

(돌)

백팔번뇌 벗고 자비 행하니

(달)

깨달음 없다면 기댈 곳 없네

(심)

깨달음은 끊임 없는 진행형

(빛)


ㅡ24.5.31. 불한시사 합작


註/달라이라마 인터뷰에서

"자라나면서 어느 순간인가

空을 깨달았다.세계가 넓어

지고 우주와 인생을 알듯했

다.시야가 넓어지고 삶에 매

우 유용함을 알게 됐다.사물

전체를 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어느날 慈悲를 깨달

았다. 깨달음에 대해 묻는다

면 空과 慈悲를 통해 우주와

인생에 대해 통찰을 얻었다

는 점을 말할 수있겠다"했다.




134. 동행과 동천(洞天)


함께 가는 길이 멀고 멀어도
(달)
신선의 동천 꿈꾸며 간다네
(돌)
가도 가도 가없으면 우얄꼬
(빛)
멀고 멀어서 돌고돌 수밖에
(심)

ㅡ24.6.19.불한시사 합작시

註/洞天이란 예로부터 神仙
이 산다는 곳으로 산과 내가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 洞壑
이라고도 한다. 도교 이상향.



▲ 사진은 라석이 둘러보고 찍은 불한티 벗들이 족욕을 하며 앉았던 불한계곡의 `그 빈자리` 모습



140. 빈 자리



그여름 벗들 앉았던 그 자리

(돌)

그땐 왁자지껄 들떴었지만

(빛)

언젠간 모두 빈 자리가 되지

(심)

마음자리엔 늘 함께 하기를

(달)


ㅡ24.6.24.불한시사 합작시




144. 할미꽃



어머님 생각나네 봄날 아침

(달)

시베리아 제야 호반에도 핀

(돌)

하얀 추억 늘 고생만 하셨지

(빛)

이름이 할미이니 영원한 꽃

(심)


ㅡ24.6.26.불한시사 합작시



117. 베이징 아트존798



옛 무기 만들던 곳 예술공장

(돌)

붉은 고인돌은 옛 기억 창고

(심)

물파화랑의 역사도 담았네

(빛)

무기가 예술로 바뀔 미래로

(달)


ㅡ24.6.5.불한시사 합작시


물파창립10주년기념전 때

북경물파공간 앞에 설치한

붉은 고인돌(2007. 7. 28)

라석기획 북경대 朱靑生作

(북경798아트존 홍석광장)



▲ 물파창립10주년기념전 때 북경물파공간 앞에 설치한 붉은 고인돌(2007. 7. 28) 라석기획 북경대 朱靑生作 (북경798아트존 홍석광장)




146. 홍련(紅蓮)



진흙속 핀 연꽃 홍심은 웬 말

(심)

일편 단심 맑고 향기로운 꽃

(돌)

마음에 스미는 저 연분홍 빛

(달)

홍련이 지면 울고 가는 봄빛

(빛)


ㅡ24.6.28.불한시사 합작시


註/연분홍 저 빛깔이 사람의

감정 어루만져 주기도 하듯

인체의 가슴영역에 스며들어

마음을 열게 하는 빛깔과 모

습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식

물이 썩어서 고인 진흙 속에

연꽃과 같은 저 아름다운 생

명이 솟아나오는 것을 보게

한다. 자연의 조화를 분명히

드러낸 꽃이기에 수많은 이

야기들이 거기에 입혀졌다.




▲ `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 불한티산방에 모이는 벗들 중에서 시를 쓰는 벗으로 결사된 시모임이다. 사진 왼쪽에서 心中 朴正鎭 시인, 羅石 孫炳哲 시인, 玉珖 李達熙 시인, 한빛 金周晟 교육가. 이들은 수년 전부터 핸드폰으로 서로 화답시(和答詩)를 써왔다. 시형식은 핸드폰 화면에 맞게 1행 10-11자씩 4행시로 쓰고 있다. 일종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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