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훌쩍 3월 중순인 오늘. 온종일 내린 어제 비가 오늘 이른 아침에야 그친 뒤, 기온이 제법 떨어졌다.
몇 달 만에 선배를 만나 점심을 했다. 오늘 메뉴는 삼계탕. 어쩌다가 가는 곳이지만, 수영 로터리 인근 가게엔 늘 손님들로 붐볐다. 주문한 지 얼마되지 않아 음식이 나왔다. 힐끗 주위를 봤다. 많은 주문을 빠르고 친절하게 고객에게 내어놓기란 쉽지 않을 터. 모두들 남은 오후를 충전하는 식사에 열중들이다. 우리는 조금 빠른 속도로 맛있는 식사를 마쳤다.
근처 찻집으로 자릴 옮겼다. 딱 20분! 선배의 선약이 있었던 까닭이다. 목화라떼 두 잔이 아름다운 원을 그리며 우리에게 놓였다.
마시기 전, 한 컷 남기겠다는 나에게 선배는 가방에서 와플을 꺼내 올렸다. 떨어진 부스러기를 털고, 냅킨을 올리고, 구도를 잡기까지 10분여. 그리고 몇 마디 안부. 잔에 남은 차를 마시니 일어설 시간이었다.
선배랑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 도심을 질주하는 차량과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늘 한편에 자리한다. 지하철을 타고, 에스카레이터를 타고, 다시 계단을 건너...
- 강경호(뉴스부산 대표)
본 기사 내용 중, '목화라떼'는 '모카라떼'로 정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