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사)대한민국서화디자인협회전 '국제서화만세' 둘째 날인 지난 12일 오전, 부산시청 전시실에서 아기를 보듬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은은한 묵향이 밴 전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는 그녀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물었다.
어떻게 전시장에 오시게 됐나요? 사직동에서 왔다는 진서희(여·31) 씨는 "오늘 여권 발급 때문에 시청에 들렀다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 서화 관심이 많으신가봐요?
- 전시회를 보니,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제가 대학생 때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거든요.
▶ 아~ 그렇군요, 아버님이 작품 활동을 하셨군요?
- 아버지가 서예를 좋아 하셔서, 이전에 제가 먹을 갈아드리고는 했어요. 아빠 따라 배운 덕분에 초등학교 때 서예 서클활동도 했었어요.
그러면서 그녀는 잠시 휴대폰을 꺼내 저장된 사진 한 컷을 기자에게 보여줬다.
'청렴의덕 (淸廉義德)'
이전 아버지가 쓰신 글이라며, 지금 친정 엄마 방에 고이 걸려있다고 했다.
방금까지도 약간 칭얼대던 윤예서(여·8월)가 신기하게도 두 손을 모우고 우리 대화를 주목한다. 아기 엄마는 아기에게 "이게 외할아버지가 쓰신 '청렴의덕'이란 작품이란다."며 사진을 보여주며 속삭이듯 얘기했다.
▶ 오늘 전시장에 와 작품들 둘러보니 어때요?
- 작가 분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마음이 좀 여유로워졌다고 할까.. 편해졌어요. 오늘 좋은 추억 하나 만든 것 같아요.
즉석에서 그녀에게 제안했다. 제일 맘에 드는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해라고 했다. 올 겨울 생애 첫 외국 여행을 떠날 예서 모녀를 위해... "기사와 함께 전시장 인증샷 추억 추가요!"
뉴스부산 강경호 기자 www.new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