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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7-04 21: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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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 우리가 알고 있는 인체

예나 지금이나 사람생각은 다 똑같은 것 같다. 독자들도 한 번쯤은 ‘우리 몸은 무엇으로 만들어 졌을까.’를 상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무르익어 오늘날 동서양의학으로 발전하였다. 동양의학은 인체의 근본을 추상적인 기(氣)로 설명하고, 서양의학은 우리 모두가 진리로 믿는 생명의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Cell)’로 설명한다. 그러나 20세기후반부터 동서양의학 모두 현대병에 한계를 보이자, 서양의학은 새로운 인체의 근본을 찾는 게놈프로젝트에 매달리는 반면, 동양의학은 ‘인류 최후의 도박’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속 깊은 사정을 더 알아봐야겠지만, 미(美) 하바드대 일본계 교수 구리야마 시게히사(栗山茂久)는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은 문화와 시대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동양의학에서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은 전체론적(全體論的)이다. 즉, 몸과 마음은 분해될 수 없는 하나의 생명단위로, 전체를 하나로 본다. 옛날 동양의 명의들은 사람의 모습만 보고도 건강상태를 알아냈다고 한다. 동양의학이 인체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확연히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개념이 기(氣)이며, 인체를 구성하는 근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동양사상의 ‘음양(陰陽)의 기(氣)가 모여 만물을 형성 한다’에 기초를 두고 있다. 즉, 기(氣)는 인체의 미세한 부분에서 오장육부(五臟六腑) 전체를 통합한다. 이것이 동양의학에서 인체의 근본에 관한 직관적 이해 방법이다.

그러나 동양에서 나고 자란 우리는 자연스럽게 기(氣)와 친숙하지만, 그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수천 년 역사와 궤를 같이한 기(氣)는 바람과 같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실체가 없다. 우리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추상적인 기(氣)를, 과학적 사고방식의 서양인들에게 단순히 글자만을 번역한다고 해결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기(氣)에 대한 해석은 나라와 학자마다 제각각이다. 중국은 생명의 에너지, 일본은 우주에너지(사사키 시게미교수), 인도는 프라나(prana), 독일과 미국에서는 물질에너지, 정보파동 등 다양한 의미로 쓰이고, 러시아에서는 ‘토션필드(Torsion Field)’로 정의한다. 그리고 동양에서는 기공(氣功), 단전호흡 등으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개념이지만, 서양에서는 특별한 수련 없이도 손바닥에서 발산되는 적외선을 곧 기(氣)로 해석한다. 이러한 상황은 기(氣)는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잡 미묘한 형태로 변질시킨다. 아직까지는 우리는 동양의학에서 설명하는 기(氣)의 과학적 실체에 대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결과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양의학의 인체론은 기계론적 관점이다. 육체와 정신이 분리된 물심이원론(物心二元論)에서 16세기 베살리우스의 해부학으로 발전하였고, 데카르트의 이후 인체를 더 세분화할 수 있다는 기계론적 관점이 확대됐다. 이후 현미경의 발명과 함께 인체를 더욱 세분화시키며 더 작은 생명의 최소단위인 세포(Cell)까지 나누었다. 마치 수많은 부품으로 조립된 자동차처럼 우리 몸을 다기관, 다조직으로 나누고, 마지막에는 생명체의 최소단위인 세포(Cell)를 근본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현대병인 암등 불치난치병 등에 맥을 못 추자, ‘과연, 세포는 인체의 근본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 세포는 350년 전 영국의 과학자 로버트 훅이 현미경으로 코르크나무를 관찰하던 중 발견된 다공질(많은 구멍)을 보고 명명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근본 개념에 특별히 합리적이거나 과학적 요소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이후 학자들이 유행병처럼 사용하기 시작하며 성공적(?)으로 데뷔, 350년 동안 인체의 근본으로 군림해 온 것이다. ‘과연, 세포는 인체의 근본인가.’ 아직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젠 세포만으로 현대병인 암등 불치난치병 등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등장한 동기도 위에 열거한 사례들 못지않게 강력한 필연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세포 속에서 새로운 인체의 근본을 찾아내어 모든 질병을 단번에 해결하겠다는 속셈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두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나는 불치난치병 환자가 아니다.’라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그 같은 불행이 나에게 찾아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한마디로 세포만으로 현대병에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동서양의학에서 제각각 주장하는 인체의 근본에 대해 살펴보았다. 독자들은 누구의 주장에 동조할 것인가. 여기에는 어느 쪽이 맞다고 판단할 근거가 전혀 없다. 모두가 오랫동안 인류의 건강에 공헌해 왔지만, 현대병을 시작으로 에이즈, 에볼라 등 신종질병에 무너지며 갈수록 설득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인체의 근본은 어디에 있을까.” 여기 당신의 이해를 도와줄 만한 또 하나의 방법이 남아있다. 이것은 기존의 의학들과 또 다른 차원인 자연계의 원리를 다루는 ‘현대 물리학’이 바로 그것이다.

현대 물리학의 출발은 ‘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 졌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만물의 근본개념은 물질을 쪼개어 최소 입자를 찾아내는 것이 최선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자연계가 원자라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미세한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수십 개의 레고 블록들이 다양한 조합으로 사람과 동물, 그리고 자동차 등 모든 만물들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100여종의 원자(원소주기율표)들의 다양한 조합으로 이토록 방대한 자연계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들의 생각은 전적으로 옳은 것 같았다.

이후 현대 물리학은 원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체를 구성하는 원자종류들을 모두 찾아냈다. 인체를 구성하는 원자는 약 54여종이며 산소, 탄소, 수소, 질소원자가 거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50여종의 원자는 약 5%에 불과하다. 그리고 美 화학자 도날드 T. 포만은 ‘인체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90여 종의 원자 모두로 구성된다.’고 주장하기도 앴다. 어찌됐던 인체는 원자덩어리이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1930년대 톰슨, 러더포드, 보어 등 수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되면서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원자는 최소 단위가 아니었다. 더 작은 소립자(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구성된 원자핵과 주변에 전자들로 구성된 복합체였다. 그 후 입자가속기의 발명과 함께 소립자는 더욱 잘게 쪼개어졌고 다양한 소립자들이 입자 족보에 추가됐다. 결국 양파껍질처럼 까면 깔수록 나타나는 입자들로 난장판이 됐다. 무엇이 인체의 진정한 근본인지를 꼭 집어 확인할 방법이 사라지고 말았다.

독자들도 나의 당혹스런 심경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동서양의학은 물론 현대 물리학까지 제각각 모종의 규칙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전체적으로 보면 의문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왜 바보들도 아닌 동양의학은 수천 년 동안 추상적인 기(氣)에 매달렸고, 또 가장 과학적인 서양의학은 과학적 증거도 없는 세포를 근본으로 선택했을까. 그리고 현대 물리학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입자들로 종잡을 수가 없다. 도대체 인체의 근본은 어디에 있는가. 아니면 어떤 신성한 존재나 창조주만의 영역인가. 이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과학적 이론을 과연 우리는 찾아낼 수 있을까.


東濟 이병도(저술가·건강연구가, 가칭 세계동기인력학술회 회장)


[저자블로그] ☞ https://blog.naver.com/lbdook/221262863323



[덧붙이는 글]
東濟 이병도는 저술가이자 건강연구가로 현재 세계동기인력학술회(가칭) 회장으로 있다, 전 국민주택신문 발행편집인, 전 서울신문 부산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저서로 '부동산주기의 비밀', '풍수로보는 부동산재테크(공저)', '땅을 짚고 일어서라(공저)' 등이 있다. <기고, 칼럼 등 외부 필진의 글은 '뉴스부산'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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