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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2-04 11:48:00
  • 수정 2019-01-04 15: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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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潭의 書藝漫評


"현대는 지나친 규격화시대이다. 모든 공산품은 규격화되어있고, 우리의 정서는 여기에 점점 메말라 간다. 서화디자인은 이러한 우리의 기계적 환경을 좀 더 인간적 환경으로 순화시킬 수 있으며 서화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는 해담(海潭) 오후규(吳厚圭) 선생이 밝힌 '대한민국서화디자인협회'의 창립 배경의 한 내용이다.


뉴스부산은 2017년 11월 28일부터 '기존의 서예법을 벗어나 서화의 감성 디자인을 현대 미술에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서화디자인협회 오후규 회장의 서예만평(書藝漫評)을 소개하고 있다. 오늘은 10번째 시간으로 '원광대학교 서예과 동문전'을 소개한다. 선생의 서예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 뉴스부산 강경호 기자 newsbusancom@daum.net -





海潭의 書藝漫評(10) - 원광대학교 서예과 동문전




☛ 30년 전 많은 사람들의 후원으로 원광대학교에 서예과가 개설되었다. 일반인들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을지 몰라도 당사자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성취한 쾌거였다. 이로부터 30년, 지난 9월 13일 원광대학교 서예과 창립 30주년 기념 동문전이 열렸다(익산 예술의 전당). 창립 이전과 지금, 세월도 세월이지만 우리의 서예는 많이 발전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사숙은 활발하였지만 국제적 시각에서 볼 때 우리의 서예는 거의 존재가 없었다. 일본인들조차 추사는 인정해도 애써 우리의 서예를 무시했고, 모든 대비를 중국과 일본으로만 하였다. 당시 이러한 일본이 얄미웠기도 하였지만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도 있다. 중국은 서예의 발상지답게 풍부한 자료가 있었고, 일본은 2차 대전 직후 이미 전통을 넘어 전위 서예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그들의 눈으로 보면 고의적으로 무시하는 경향도 있었겠지만 조선, 한국의 서예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물론 우리의 서예가 형편없었던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여초 김응헌 선생을 비롯한 많은 선비 서예가들이 경향 각지에서 서예 부흥에 헌신하고 있었지만 모든 것이 여유롭지 못했다. 선생의 체본이 유일한 교본일 뿐 서예를 공부할 수 있는 자료들은 턱없이 부족했고, 일본이나 대만에서 수입된 것이 있었으나 그것을 얻기도 쉽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은 너무 달라졌다. 서점에 진열된 서예 관련 서적은 국내 저술이 대부분이다. 중국이고 일본에서도 우리의 서예에 어떠한 차별을 두지 않는 듯하고, 다양성으로 보면 우리가 그들보다 앞선다. 그리고 각종 국내외 교류전은 우리나라가 그 어떤 나라보다 단연 활발하다.


이러한 환경 변화가 원광대학교 서예과 개설이 단초가 되었음은 분명할 것이다. 이후, 개명대학, 대전대학, 경기대학 등에서 서예과가 개설되어 전성기를 이루었고 해마다 서예 관련 인적 물적 량은 증가일로였다. 이러함에도 수년 전 원광대학 서예과는 폐과 되었고, 타 대학의 서예과도 폐과 되거나 과명이 변경되었다. 폐과는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다는 것이나 내막은 이것과는 좀 다른 차원이다. 어처구니없게도 이공과에 비해 취업률이 저조하다는 이유에서였다.


☛ 만약 30년 전 원광대학에서 서예과가 개설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오늘날의 서예 부흥에는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의 서단 현실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서예 교육을 대학과 사숙으로 나누어 보면, 사숙인 서실이나 문인화실의 경우는 대부분 여성이다. 몇 안 되는 남성도 60대 이상의 노인층이고, 대부분 시간이 있어서 서예를 하는 소위 소일형 서예가로 보아도 될 것이다. 반면 대학의 경우 그동안 원광대학만 하여도 천 수백 명의 청년 서예 전공자를 배출했고, 이들은 전문 서예가를 꿈꾸며 공부한 사람들이다. 특히 이번 동문전 참여 작가의 약 60%가 남성, 40%가 여성이었다는 것은 서예과를 졸업한 청년서예가들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이 우리 서예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 해도 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이들 덕분으로 명함도 내밀지 못했던 우리의 서예가 이제는 중국, 일본과 어깨를 같이하거나, 서예의 응용에서는 우리가 앞섰음이 분명하다(캘리그래피, 각종 생활 응용 서화 등). 김양동 교수는 동문전 도록 서문에서 의미 있는 언급을 하였다.


「“과거 서예는 실용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의 복합물로 학문, 도덕, 사상이 결합되어 인문학의 꽃이었다. 그러나 서예에 더 이상 미련만을 가질 것이 아니라 신서예문화를 창출하고 그것을 다시 전통 속에 이입시켜야 한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서예에서도 고상함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서예로 빵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전통의 서예에서 ‘돈’이 되는 서예가 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서예가 일반인들에게 매력을 못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적 서예를 디지털 산업과 융합할 때 그 시장이 무궁무진하다. 건축과 문자 조형의 융합, 간판, 고급 포장지, 고급 상자, 넥타이, 벽지, 직물의 문자 문양과 디자인 ~ 등 잘 가공만 하면 대박이 된다. 원광대 서예과 동문들이여! 그대들은 서예를 이용한 벤처기업이란 꿈을 왜 못 꾸는가? ~서예 교육도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언제까지 임서를 통한 글씨 잘 쓰기 훈련[베끼기를 통한 기교 연마]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것인가?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전통교육 3) + (컴퓨터 교육 3) + (디자인 교육 3)의 비율로 아날로그식 교육과 디지털식 교육을 결합한 교과 과정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1)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수천 명에 달하는 원광대학 서예과 동문들이 책임 질 자세가 되어야 한다.’」


*(1) 『먹의 배와 붓의 향기』, 원광대학교 서예과 창설 30주년 동문초대전 도록, 2018, pp. 9~11


위와 같은 김양동 교수의 언급은 맞는 말이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서예도 변해야 하고, 변해도 크게 변해야 할 것이나 말로만 ‘창작’이니, ‘일일신’ 하면서도 변화를 거부하여 온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매사에 말하기는 쉬워도 실행은 어렵다. 앞에서 지적한 김양동 교수의 의견만 하더라도 그렇다. 좋은 방책임은 분명하나 대학 서예가 없어진 오늘날, 서단의 사숙에서 그래픽이며 디자인을 공부하기도 어렵고, 지도하기도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또다시 서예과가 재개설되고, 다양한 전공의 교수진에 의한 진취적 교육과정으로 운영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나 이것이야말로 공상이다.


☛ 원광대학 서예과 개설 30주년과 그 동문전은 의미가 깊고 생각되는 것도 많다. 토사구팽이나 다름없는 원광대학 서예과이나 지금 와서 보면 이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 생각된다. 서예과 개설은 좋았지만 교수진과 교과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사숙과의 구분은 무엇이었는가? 중국의 학원파와 같은 차별된 위상을 가졌던가? 그리고 교수진도 100% 서예 전공이었으니 학생들은 글쓰기 서예만 배우게 되었고, 적합한 진출분야도 그곳뿐이었다. 글쓰기는 직능이라 무학자도 상관없으니 대학 서예과의 진로는 막연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폐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누가 뭐라도 원광대학 서예과의 영광은 영원하리라 본다. 천 수백 명의 졸업생 중에 누군가 전통의 서예를 디자인, 그래픽, AI 기술 등과 접목시키면서 서예의 획기적 발전을 이룩할 날이 언젠가 올 것으로 믿는다.


김양동 교수가 지적했듯이 ‘원광대학 서예과 동문들이야 말로 우리나라 서예를 책임져야 할 진정한 서예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海潭 吳厚圭(書畵批評家)




▶관련 기사, 海潭의 書藝漫評

. (9) 우리의 서예, 그리고 필묵정신, http://www.newsbusan.com/news/view.php?idx=2493

. (8) 제퍼슨의 묘비명, http://www.newsbusan.com/news/view.php?idx=2315

. (7) 韓國人이 본 日本[人]과 日本의 書藝, http://www.newsbusan.com/news/view.php?idx=1972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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