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부산초대석
사람의 아들
신으로 사랑하지 않았다
사람의 아들
예수를 사랑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나
눈먼 장님을 눈뜨게 하고
베드로를 물 위로 걷게 하는
전지전능한 예수 보다
우리와 같이
숨 쉬고 보고 만지고 들어며
다정한 친구처럼 위로의
따뜻한 손 내밀어 주고
그 어떤 죄도
용서의 말 건넸든
나사렛 예수를 사랑 했다
무거운 포플러 나무
십자가를 지고 가다
지칠대로 지친
사람의 아들 육신의 예수가
십자가를 잠시 대신 메어준
키레네 사람 시몬에게
어깨에 손을 얹고
거친 숨 몰아 쉬며 보낸
고요하고 깊으며 알수없었을 그 미소가
꿈에서라도 보고싶어
눈물 지은적도 있었다
그의 손과 발에 못이 박히는
모습을 떠 올릴때는
아, 얼마나 아팠을까
손과 발이
가볍게 떨리기도 했었다
비 바람 몰아치는
황량한 유대광야에서
진정으로 고독했을 영과
굶주린 육으로
온갖 유혹속에서도
죽어가는 이웃들의
가난한 영혼을 위해
40일간이나 기도 했던
나사렛 예수
말구유에서 시작해
십자가에서 끝이 난
마리아의 독생자
사람의 아들,
예수가 많이 그립다
고귀한 탄생의 울음소리
들리는 날
나 만의 고독과 유혹도 넘기지 못하는
부끄러운 이 밤
무엇 하나
나누고 베풀줄 모르는
차갑게 숨긴 손을 우두커니 바라보며
2019.12.24
안병근(시인) bka20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