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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1-04 1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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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 최원호 기자=나무들이 삭정이처럼 야윈 가지를 하늘로 뻗치는 것은 밝은 햇살의 기운을 받아 다시 태어나고자 함이다. (2020년 1월 1일 부산 윤산에서)





뉴스부산초대석=최원호 자기경영



(56) 새롭게 시작하자



해가 바뀌면 습관적으로 새로운 마음을 먹는다. 우선은 지나온 삶의 무늬를 뒤돌아보고 색이 바래거나 모양이 뒤틀린 곳을 바로 잡는다. 그 다음 흰 백지에 새롭게 그림을 그리듯 새해를 디자인하기 시작한다. 올 한해는 내 인생의 최고의 날들로 채우겠다는 야무진 각오도 해가며 내가 좋아하는 온갖 생각의 물감들을 마음껏 뿌려본다. 해가 바뀌면 새롭게 시작하기 딱 좋은 시기라 뭘 해도 부담이 없다.


생각과 공상이 어우러지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다 보면 한 해의 대략적인 설계도가 그려진다. 내 삶을 지탱하는 다섯 개의 기둥과 하나의 대들보를 기준 삼아 한 해의 틀을 짠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다섯 개의 기둥은 시간, 관계, 건강, 재정, 감정이다. 그리고 하나의 대들보는 내가 평생을 통해 이루어야 할 업(業)이다. 한정된 시간을 살다가는 인간이 시간을 가벼이 여길 수는 없다. 시간은 대체할 수 없는 가장 희소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헛되이 보낸 시간은 머지않아 엄청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바로 시간의 보복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씨앗을 꽃으로, 꽃을 열매로, 열매를 다시 환생의 씨앗으로 만드는 일에 쏟아 부으리라 다짐해 본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자연과의 관계에서부터 인간관계까지 그 범위는 넓고도 깊다. 어떠한 경우든 관계가 망가지면 굴곡진 삶을 피할 도리가 없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바로미터다. 삶에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은 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난다. 향을 싼 종이에서 향내가 나고 생선을 싼 종이에서 비린내가 나듯 사람은 어울리는 사람에 의해서 물들기 마련이다. 오래 묵은 관계든, 새롭게 시작하는 관계든, 가족 같이 가까운 사이든, 어쩌다 한번 보는 그저 그런 사이든 상관없이 언제나 진정성을 담아 사람을 대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삶을 디자인 할 때, 건강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과제 중 하나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날로 늘어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장수가 축복만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오래 사는 것이 재앙으로 다가오는 인생은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말은 진리 중의 진리다. 건강을 잃으면 많은 시간과 엄청난 재물도 무용지물임을 간과하지 말고 일용할 양식처럼 늘 챙기고 관리해야 한다.


연료 없이 자동차가 움직일 수 없듯 인간은 돈 없이 살 수 없다. 돈은 누구나 말하는 것처럼 많고 적음을 계산하기 전에 불편함을 겪지 않을 만큼 최소한의 자산이 있어야 한다. 물론 불편함을 느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호사스럽거나 사치스럽지 않은 정도를 선호하는 편이다. 사실 돈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만의 평생의 업을 가꾸는 일이다. 일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 돈 때문에 곤란을 겪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비록 운이 없어서 일할 곳이 없거나 일거리를 잃어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인생 대들보인 평생의 업을 지속적으로 단련하기만 한다면 행운의 여신이 영원히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불어 마음속으로 죽기 전날까지 일 할 수 있는 축복을 누릴 수 있기를 새롭게 기원해 본다.


▲ [뉴스부산] 최원호 기자=소망처럼 쌓아올린 돌탑 위로 하얀 눈이 내렸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 매사에 정성을 다하고 볼 일이다(2017년 12월 11일 설악산에서)


삶의 다섯 기중 중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것은 감정이다. 인생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하듯, 감정은 행, 불행을 가르는 분기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감정은 동일한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느끼는 마법을 부리기도 하고, 어디를 향할지 모를 정도로 불가사의하게 움직이기도 한다.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평생을 두고 연구해도 감정의 한 모퉁이 정도 구경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하는 말까지 있을 정도지만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힘은 어디까지나 자신에게 있다. 감정이 일어나는 뿌리인 사물에 관한 인식에서부터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까지 새롭게 점검하며 살펴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올해도 이래저래 해 보고 싶은 일들만 잔뜩 늘었다. 엊그제 지나간 연말처럼 올 해가 마무리되는 그날에는 한 단계 상향된 또 다른 새로운 삶을 디자인할 수 있는 여유와 여백을 기대해 본다.



최원호 기자 cwh3387@paran.com




▶관련기사, (55) 도움이 되는 ‘충고’는 넘쳐난다
- http://newsbusan.com/news/view.php?idx=4351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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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기자의 자기경영'은 일상에 내던져진 자신을 관조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독자에 따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글과 사진에는 수십 년간 우리나라 명산을 누비며 발로 전해져 오는 자연의 정직한 풍경과 맑은 기운이 글쓴이의 머리와 가슴을 통해 복제되고 있다. 모쪼록 최 기자의 자기경영이 '뉴스부산 독자들'에게 지식과 사유로 버무려지는 작은 '자기 소통의 공간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뉴스부산 대표 강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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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남아카데미 대표,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동양문고 대표, 컨설턴트,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전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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