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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1-20 01:52:25
  • 수정 2020-01-20 02: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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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조 22회 졸업 50주년 기념행사




"시월상달! 반백년만의 만남 속에 또 하나의 의미




▲ [靑潮 465호] 청조 22회 졸업 50주년 기념행사





1. 回想 50년을 위하여



[靑潮 465호] 차가운 머리, 뜨거운 심장, 한여름 뙤약볕 아래 공을 던지고 차고 뛰어도 지치지 않던 강건한 육체, ​높고 먼 곳을 바라보던 총기(總氣) 띈 눈동자,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쉼 없이 탐(耽) 하던 잘 벼린 칼날 같던 친구들아!

꿈속의 꿈같은 세월, 50년. 늘 우리 앞에 머물러 있을 것 같던 푸르던 날은 가버렸으나 기억의 회로(回路) 속 가장 깊은 곳에 정지된 화면처럼 남아있는 친구들의 모습은 언제나 그대로 홍안(紅顔) 소년이다.

무엇이 그리 바쁘던지 총총걸음으로 이승의 경계를 넘어 하늘의 별이 되어간 정답던 얼굴들 새삼 눈에 어리네. ​지금도 새순이 돋아 가지를 치고 무성하게 잎을 매달 둣 그리움이 우리 안에 살아서 자라고 있구나.

아직은 이 땅의 대기를 함께 호흡할 때 화려한 일탈(逸脫)을 꿈꾸며 만나보자. 내일 또 내일 미루다 우리에게 허락된 날 수가 다 가버리면 하늘에 별이 되어 만날 수밖에 없으리라.

달리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한 울타리 안에서 함께 배우며, 꿈꾸며, 열망하며 때로 좌절했던 것. 그것이면 족하지 않으랴. ​이 한 번의 만남 이후 작은 관심과 사랑으로 자주 안부를 물으며 살아가면 좋겠구나. 저녁 으스름 무렵의 인생길에 홀로 가는 자신의 그림자가 유난히 길고 짙게 보이지 않겠는가.

“인생 칠십 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는 옛말이 되었으나 앞으로 이십 년 더 이 땅에 머문다 손치더라도 비바람 부는 거친 날 덜어 내면 햇볕 쨍쨍한 날들은 며칠이나 될는지. 그나마, 그 남은 날들은 더 이상 채워 넣을 수 없는 헐어 놓은 쌈지요 매일 빼 먹기만 하는 곶감인 줄 모르진 않겠지. 그렇다면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망설일 수 있겠는가. 긴 세월 버팀목이 되어 묵은 지처럼 곰삭은 정(情)을 지닌 네 아낙도 함께 보고 싶구나.



반백년(半百年)의 세월을 거슬러 잠시나마 그때로 돌아가 정지된 화면 속에 있는 너와 나의 모습들을 다시 움직이는 화면으로 되돌려 보며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싶구나. 너를 만날 생각하니 벌써 그때의 소년처럼 마음이 설레는구나.




2. 졸업 50주년 잔치를 자축하며


- 시월상달의 만남 -
(졸업 50주년에 부쳐)


母川을 떠난 지 50년
돌아다보니 무던히도 왔다
거친 파도를 가르고 비바람 뚫고
멀고 험한 바다를 건너 돌아왔다
기억 속에 살아 있는 다정한 눈동자들
더러는 힘들어 泡沫로 져 버렸구나

120년을 산 옛사람도 세월이 날아간다고 했지
다시 오지 않는 오늘의 귀한 시간
반백년만의 만남 속에
또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 보자
잘 익은 계절 시월상달에
70년 삶의 보따리 풀어헤쳐 보자

세상 근심 걱정, 갈 길 다 잊자
체면도 격식도 내려놓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헛되다지만 검은 머리 시절로 돌아가 보자
별이 졸음에 겨워 가물가물해질 때까지
영원에 덧대인 카이로스의 시간을 만들어 보자




▲ 출처 : 부산중고동창회보 청조 vol.465 (2020. 1.), 홈커밍데이




3. 잔치(2019년 10월 19일 – 20일 문경에서의 만남)를 마치고


하룻밤 사이에 타임·머신을 타고 까마득한 50년 전으로 돌아가 기억의 창고 깊숙이 간직했던 정지된 화면을 꺼내어 되돌려 보며 별이 졸음에 겨워 가물거릴 때까지 오대양 육대주를 누볐던 젊은 날의 영웅담이며, 때로 삶의 가파른 능선을 힘들게 넘던 일, 어둡던 기억들도 서슴없이 털어놓았지. 저마다 지고 온 무겁고 가벼운 70년 묵은 보따리를 풀어 헤치고 가슴을 열었다. 그 순간에는 세상 모든 염려와 근심 걱정 다 잊고 체면도 가식도 격식도 내려놓을 수 있었지. 단 한 가지의 동질성이 모든 벽과 경계를 허물어주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서로의 기억이 맞물린 부분이 있을 때 마치 귀한 보물을 발견한 듯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환호했고 열정에 찬 소년으로 변한 듯 눈빛마저 달라졌음을 읽을 수 있었다. 곁에는 남은 소중한 시간의 비단 보에 한 땀 한 땀 함께 수(繡)놓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갈 짝들이 있어 그 의미가 각별했다.


“본인이 우리 친구들과 고교 시절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 가장 큰 축복이고 일생의 행복이었습니다.”라는 말은 우리 누구에게나 공감이 가는 마음에 남는 어록(語錄)으로 기억될 것이다.


출발점에서 다소의 엇박자가 있었지만 모두가 하나가 되어 슬기롭게 극복하여 멋진 반전으로 오히려 성공적인 결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묵묵히 물심양면으로 성원을 보내주신 동기 모두의 공으로 돌리자. 조연(助演)이 없는 모두가 주연(主演)이 된 별난 축제였다. 다만, 행사 하루 이틀 전까지도 이상 없이 참가하기로 되어 있던 몇몇 친구들이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다른 돌발적인 일로 참석을 못 하게 된 것과 보다 많은 친구들이 같이 하였더라면 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너무나도 짧았던 축제. 진한 여운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짧고 아쉬웠기에 더욱 강렬했고 그 만남의 기쁨은 격통(激痛)과 통하는 극한의 엑스타시(Ecstasy)여서 오래 오래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을 줄로 믿는다.


이제, 붉게 타오르는 문경 새재의 단풍(丹楓)보다 더 붉은 마음으로 젊은 기운을 오래 간직하여 우리 모두 다음 10년을 기약하자. 이 땅에서 살아 호흡하는 동안은 마지막 만남은 없을 테니까. 이번 만남을 계기로 또 새로운 역사를 끊임없이 기록해 나가자.


우리 모든 친구들이 자랑스럽구나. 그대들이 있어 행복하구나. 늘 건강한 모습으로 자주 소식 주고받으며 남은 시간 오래 함께 하자. 친구들아, 사랑한다.


- 22회 김호성








[덧붙이는 글]
출처 : 부산중고동창회보 청조 vol.465(2020. 1.), 홈커밍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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