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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2-29 13: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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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 최원호 기자=무의미한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장엄한 풍광 앞에 압도당한 느낌으로 설산의 암봉 속으로 빨려 든다.(2017년 12월 11일 설악산에서)




[들어가면서] '최원호 기자의 자기경영'은 일상에 내던져진 자신을 관조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독자에 따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글과 사진에는 수십 년간 우리나라 명산을 누비며 발로 전해져 오는 자연의 정직한 풍경과 맑은 기운이 글쓴이의 머리와 가슴을 통해 복제되고 있다. 모쪼록 최 기자의 자기경영이 '뉴스부산 독자들'에게 지식과 사유로 버무려지는 작은 '자기 소통의 공간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뉴스부산 대표 강경호 -




뉴스부산초대석=최원호 자기경영




(64) 멋있게 나이 들기 위하여




서해안은 아름다운 낙조로 유명한 곳이 많다. 강화도 보문사도 그 중의 한곳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석모도 낙가산 중턱의 산사에서 바라는 보는 일몰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홍시처럼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바다, 드문드문 보이는 구름 한 조각까지 온통 벌겋게 달아 오른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에 흠뻑 취해 넋을 잃고 바라보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은 사라지고 세상과 하나 된 나만 남는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저녁놀은 우리도 저렇게 아름답게 늙어 갈 수는 없을까 하는 의문과 부러움을 남긴 채 어둑어둑한 초저녁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멋있게 나이 든 분들이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젊음은 싱싱하지만 풋과일 같고, 늙음은 잘 숙성된 포도주 같다. 어쩌다 고상한 멋을 풍기는 노인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부럽다 못해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든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여물어 갈 수 있을까? 이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조언이 있다. ‘삶을 긍정하고 일상을 즐겨라’ 행복은 복권 당첨과 같은 한방의 짜릿한 쾌감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에서 온다. 남의 눈에는 지극히 사소하고 하찮아 보이는 일일지라도 자신만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서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인생고수다. 스스로 좋아하면 빠져들게 되어있다. 나이 들면 산전수전 다 겪은 입장에서 웬만한 일은 귀찮고 시답잖게 여기기 십상이지만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는 뭐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맑은 날의 석양은 색상이 곱고 아름답듯 긍정적이고 건강한 사람의 노후는 고상하고 멋있다. 누구나 바라던 장수가 흔한 세상이다. 오래 사는 일이 저주가 아닌 축복이 되려면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넘쳐나는 건강유지 비법이나 천기누설에 버금가는 처방전이 지천으로 널려있지만 이 또한 자신만의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 요긴하게 쓰지 못하면 그림의 떡이다. 남의 몸에 좋은 음식이 내 몸에는 독이 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멋있게 나이 들려면 자기 인생을 남에게 맡기지 않아야 한다. 삶의 운전석에는 언제나 자신이 앉아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 자신만의 즐길 거리를 갖는 일, 엄청난 후유증이 뒤따르지 않는 일이라면 이때다 하고 저질러야 한다. 왕성한 호기심이야말로 늙음의 방부제이다. 세상의 흐름을 관찰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불필요한 분노와 후회를 내려 놓으면 서서히 물들어가는 저녁 노을의 배경처럼 나이 듦의 멋을 돋보이게 할 것이 분명하다.




▲ [뉴스부산] 최원호 기자=두려움 없이 떨어지던 물줄기도 멈춰 선 폭포 곁으로 손님처럼 찾아온 하얀 눈송이가 정겹다(2017년 12월 11일 설악산에서).



나이 들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 나이에 뭘’ 하는 자기비하적인 생각이다.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공부는 평생의 프로젝트이므로 죽을 때까지 해야 된다고 강조하면 아직 쉰 살도 채 안된 젊은이가 이 나이에 무슨 공부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공부는 밥 먹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때를 놓쳐 허기를 느끼면 먹거리를 찾듯 정신의 허기를 느끼면 지식과 지혜를 찾기 마련이다. 만약 밥은 제때 챙겨먹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제때 제대로 공급해주지 않으면 배는 기름지고 머리는 녹슨다.


나이 들수록 매력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 그리고 여기’를 긍정하고 즐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멋지게 나이 드는 일은 바둑의 묘수풀이 같이 힘들거나 요상한 일이 아니다. “어차피 해야 되는 일이라면 놀이처럼 하라”는 신화학자 조셉 캠벨의 말은 멋을 아는 사람들에는 별처럼 빛나는 조언이다.


최원호 기자 cwh3387@paran.com





▶관련기사, (63) 사람이 그리는 무늬, 인문학

- http://newsbusan.com/news/view.php?idx=4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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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남아카데미 대표,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동양문고 대표, 컨설턴트,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전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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