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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4-05 19:33:36
  • 수정 2020-04-05 19: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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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조 選]





"내 한숨 발전소"



김세윤(27회)


너를 초고추장에 찍는다

파들파들 지느러미 떠는 소리

씹을수록 혓바닥에서 춤을 추는

파도, 입안 가득 터지는

첫맛은 쌉싸름하고

뒷맛은 내 입안에서 잘게 토막내 삼켜도

목젖까지 달라붙어 얼얼한,


맛있다, 바다

그 혀에 익은 맛

내 몸의 갯벌 혹은 해저에서

캄캄한 저인망으로 끌어당기듯 따라오는

맛의 향기, 새콤달콤 알록달록

무지개빛 바다


내 젊은 날 수면 위로

뛰어오를 때 온 바다를 출렁이게 하는

네 놈, 욕정의 아가미를 치고

손목 발목 뻣센 가시까지 뽑아놓으니

바다가 다 고요하다

이윽고 접시에 간 맞춰 올라온

내 공복의 저녁을 달래주는

네 숨죽인 바다, 나는 입가에 묻은 파도를

다급한 듯 쓰윽 닦는다


푸득이다 잦아든 네 지느러미마냥 드러누우면

밤새 몸 속에서 물결이 쳤다

그렇다, 너는

한 숨도 죽지 않았다 밤이 길고 붉은

혀를 내밀기까지 나는 낯선 해안에서 부대끼면서

뒤척인다, 고통이 따뜻한 액이 될 때까지

내 피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향기롭게 익어가는 바다


-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수혜작가 선정작




☞ 작가 김세윤(약사, 시인) 부산 출생, 부산고 27기(1회 청조문학상 수상), 부산대 약 대(부대문학상 수상), 현 반여우리약국 대표,조선일보 신춘 문예 데뷔(1987), 한국해양문학상 수상(2010), 부산일보 해 양문학상 대상(2018), 포항문학상 대상(2018), 한국문화예술 위원회 수혜 작가 선정(2019), 시집 '도계행', '황금바다' 등




▲ 출처 : 부산중·고등학교총동창회보 청조 vol.466(2020. 3.)






[덧붙이는 글]
[靑潮] 부산중·고등학교총동창회 ☞ 까까머리 시절부터 우리는 / 구봉산 기슭, 부산 중ㆍ고등학교에서 / 청운의 꿈을 키우며 '청조 靑潮'라는 이름으로 / 3년을 함께한 '질긴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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