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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5-02 11: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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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초대석] 최원호 자기경영=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닫혔던 산길이 열렸다. 빈 산에 진달래는 홀로 피었다 지고, 초록만 무성하다.(2020년 4월 30일 강화 고려산에서)




[들어가면서] '최원호 기자의 자기경영'은 일상에 내던져진 자신을 관조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독자에 따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글과 사진에는 수십 년간 우리나라 명산을 누비며 '발로 전해져 오는 자연의 정직한 풍경과 맑은 기운'이 글쓴이의 머리와 가슴을 통해 복제되고 있다. 모쪼록 최 기자의 자기경영이 '뉴스부산 독자들'에게 지식과 사유로 버무려지는 작은 '자기 소통의 공간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뉴스부산 대표 강경호 -




뉴스부산초대석=최원호 자기경영



(73) 직업은 그 사람의 인생이다.




신분질서가 엄격한 시대가 있었다. 그리 먼 옛날 이야기도 아니다. 불과 1세기혹은 몇 십 년 전의 일이다. 그 시절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분들의 머리 속에는 아직도 그 시대의 그림이 선명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그 시절에는 타고난 신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어서, 또는 지독한 가난 때문에 자신의 희망과는 상관없이 살아야만 했다. 직업이 있어 주어진 직업에 평생을 묻는 것을 행복으로 알고 살았던 사람들이 대다수인 시절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라,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는 꿈을 간직하라’는 말들은 일부 계층의 사치에 불과 했다.


한 개인의 노력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이 삶을 가두는 굴레로 자신을 억누르던 어묵 한 시절의 이야기다. 농사를 짓는 농부의 자식은 농부로서 평생을 살고, 글을 읽는 선비의 아들은 한평생 글을 읽어야 했다.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고는 선택의 기준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의 직업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아무리 혹독해도 그저 주어진 현실을 복으로 알고 살았다. 오죽하면 ‘오르지 못할 나무는 처다 보지도 말라’는 말을 금과옥조처럼 일러 주었을까. 간혹 신분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죽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발버둥을 친 사람도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은 현실에 승복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어떤가?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고, 직업에는 귀천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자신이 좋아하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바라는 그런 일을 선택해서 살고 있는가? 아마 그런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판단은 모두 각자의 몫이다. 자신이 진심으로 바라는 직업은 오직 자신만이 알 수 있다. 자신이 직접 느끼는 재미와 의미에 의해서 일의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일에서 삶의 에너지를 얻고, 일을 행복의 원천으로 생각한다.



▲ [뉴스부산초대석] 최원호 자기경영=호호백발 할미꽃, 수줍게 고개 숙인 어린 할미꽃을 무심히 바라보는 모습이 신비롭다. (2020년 4월 30일 강화도 고려산 청련사에서)



직업은 예나 지금이나 그 사람의 인생이다. 일은 삶의 토대인 동시에 마음속 꿈을 가꾸는 텃밭이다. 또한 사람은 자신의 업을 통해 희망을 현실로 만든다. 꿈이 실현되는 현실을 만나려면 행동이 뒷받침 되어야 하듯이 직업에서 성공하려면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일에서 성공을 가져다 주는 많은 요인 중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것은 ‘지속성’이다. 모든 직업에서 성공을 가져다 주는 요인은 진부하지만 ‘노력’이라는 한 단어 밖에 없다. 노력이 습관이 되면 스스로는 그것을 힘든 노동이라 생각지 않고 즐거운 놀이로 생각한다. ‘일은 놀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하루는 즐거움과 기쁨으로 가득 찰 수 밖에 없다.


직업을 쇼핑하듯이 고르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은 이 직업에 기웃거리고 내일은 저 직업에 기웃거리는 것은 직업에 대한 모독이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사람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능력 있는 사람만이 많은 업종을 섭렵해 볼 수 있고, 직장을 옮길 때 마다 연봉도 올라간다고 하니 영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도 얼핏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생각은 한 우물을 판 사람들이 인생의 승자라고 생각한다.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겪어 본 사람의 인생이 더 풍요롭다고 하지만 깊이 없이 겉만 화려한 것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다.


직업은 그 사람의 인생이고 꿈이고 삶이다. 직업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업가 정신을 이야기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직업정신을 더 높이 사고 싶다.   


최원호 기자 cwh3387@paran.com




▶관련기사, (72) 말은 사라져도 상처는 남는 법

- http://newsbusan.com/news/view.php?idx=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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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남아카데미 대표,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동양문고 대표, 컨설턴트,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전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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