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부산초대석] 최원호 자기경영=초록 물결 속에 보라색 싸리꽃이 곱게 피었다. 2020년 6월 14일 도봉산에서.

[Introduction] Choi Wonho's Self-management ' is a space where you can contemplate yourself thrown into everyday life. In texts and photographs that readers subjectively feel short or long, the honest scenery and clear energy of nature that the artist has witnessed while walking around the famous mountains of Korea for decades are being reproduced through the artist's head and mind. By all means, I hope that Choi's self-management will be a small space and time for communication with 'newsbusan.com' readers through knowledge and reasons. NewsBusan CEO Kang Gyeong-Ho

■ 뉴스부산초대석=최원호 자기경영

(80) 다짐 놀이

나는 다짐을 자주 한다. 지난 일들에 대한 후회가 몰려오면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고, 미래를 생각할 때는 지금부터는 이런저런 일들을 하면서 살아야지 하고 다짐하는 식이다. 빈번하게 다짐을 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이 짐작하다시피 다짐한 것들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짐에 흠이 생기는 나름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자신의 내부에 있다.

일이든 놀이든 상관없이 지나고 보면 후회할 일이 생긴다.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최선을 다짐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못한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심하고 다짐한 일들이 한 번에 말끔하게 정리되었을 때 받는 느낌은 신선하다. 더구나 상쾌한 기분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출발이 가볍고 힘차다. 결국 이것은 또 하나의 성공경험을 낳을 확률을 높여준다. 즐거운 다짐 놀이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 지는 순간이다.

문제는 다짐이 항상 바라는 방향으로 마무리되지 않는 데 있다.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기도 한다. 그 결과 매번 같은 다짐을 또 하게 된다. 동일한 다짐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저것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와 원인을 따져보면 대부분 자신의 마음가짐과 태도의 문제로 귀결된다. 무능이 되었든 게으름 탓이든 상관없다. 다짐이 어긋나면 반사적으로 후회를 하고 또 새롭게 다짐을 한다. 결국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하는 후회의 다짐 놀이가 되고 만다. 앞으로는 좀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지,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어 보기도 한다.

▲ [뉴스부산초대석] 최원호 자기경영=메마른 바위틈에 피어난 구절초, 산들바람에 몸을 맡기고 무리 지어 춤을 춘다. 2015년 9월 15일 설악산에서.

거듭되는 다짐 놀이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생명의 길이가 늘어나듯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인간의 수명이 하루가 멀다 하고 길어지는 복받은 시대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장수가 축복만은 아니고 커다란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오래 사는 만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다. 삶의 질이 장수보다 중요한 시대, 삶에 대한 또 다른 다짐이 필요한 시기다.

오늘 또 다시 새로운 다짐을 해 본다. 어제 보다는 나은 오늘을 만들어 보자고 자신과 굳게 약속을 한다. 지난 일 보다는 다가오는 순간순간을 기대와 호기심으로 맞이하고, 지나간 시간을 역류시키고 말자고 다짐해 본다. 뒤돌아보기 보다는 앞을 보고 가야 더 안전한 것이 삶이다.

최원호 기자 cwh3387@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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