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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1-14 13: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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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ART] 오후규 서예만평=사진은 경남 함양군 안의면 농월정(터) 인근 마을. 가을은 오곡백과를 수확하는 계절, 추수감사절, ㆍㆍㆍ온 산이 붉게 물드는 좋은 계절이다. 온습도도 적당하여 야외 활동에도 가장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동시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가장 희망 없는 계절이기도 하다.

《사진 설명》 오후규 서예만평=사진은 경남 함양군 안의면 농월정(터) 인근 마을. 가을은 오곡백과를 수확하는 계절, 추수감사절, ㆍㆍㆍ온 산이 붉게 물드는 좋은 계절이다. 온습도도 적당하여 야외 활동에도 가장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동시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가장 희망 없는 계절이기도 하다. 김동길 교수의 『"60, 70 사이도 살아 보았는데, 그건 65도 없습니다. 60에서 70으로 직행하는 것입니다.~ "나는 아직도 멀었어"라며 반성을 안 하는 젊은이들 반성하세요."』라 한 말을 생각하면, 이 연령대가 가을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필자도 근년부터, 단풍을 보아도 옛날같이 들뜨지 않고, 나목으로 변한 모습이 겹쳐 보이는 등 생각이 깊어진다. 지나고 보니, 깊이 반성해야 하는 시절이 맞았다. '60대의 젊은이들 반성하세요!'




뉴스부산ART : 해담의 서예만평 海潭의 書藝漫評




☛ 세월, ‘흘러가는 시간’은 태양계의 운행보다 더 자동이다. 우리 일상에서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이 시간임에도 가장 무심했던 것 역시 시간일 것이다.


시간에 대해 과학자는 우리의 외부에 존재한다고 하고, 철학자[칸트]는 우리의 뇌에 존재한다고 하는데 어느 말도 이해하기 어렵다.1) 거부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1차원적 개념인 시간은 어떻게 시작해서 어디로 가는 것이며 그 정체는 어떤 것일까? 아마 시간은 빅뱅 이전부터 시작되었을 것 같고, 빠르기는 빛의 속도이며 무한히 흘러가는 것, 그리고 시간이 있기에 우리가 밝은 세상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닐까?


1) 시간에는 열역학적 시간, 심리학적 시간, 우주과학적 시간이 있다. 영국의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저술한 『시간의 역사』는 세계적으로 10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아마 이들 중 10%만이 읽었을 것이고, 또 이들 중 겨우 10% 정도가 이해하였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너무나 상식적인 ‘시간’이나 의외로 어려운 개념이다.


가장 소중한 것이 시간임에도 무관심했다가 때늦은 후회를 하는 것이 누구나의 인생일 것이다. 특히 60을 넘긴 인생 후반기, 가을, 겨울을 맞으면 후회스러운 맘으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 같다.



☛ 서양철학은 글로써 명확히 설명하고자 했기에 접근하기 어렵고, 동양은 알아서 깨닫게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기에 접근하기 쉬운 점이 있다. 불가사의한 시간에 대해 동양 철학적 접근을 한 육성이 있어서 옮겨본다. 내용은 떠도는 이야기와 별로 다르지 않지만, 김동길 교수의 그 특유의 육성을 들으면 더욱 실감 난다. 조명리(1697~1756)의 다음 시를 인용하면서 시간을 말했다(인용문『ㆍㆍㆍ 』중에 일부 사투리는 수정하였음).


「“설악산 가는 길에

개골산 중을 만나

중더러 묻는 말이

단풍이 어떻더냐

요사이 연하여 서리 치니

때 맞았다 허더라”」


『때가 아주 짙은 가을입니다.

여러분의 나이는 어디까지 왔습니까?

가을은 천천히 가지 않습니다.

음악의 용어로 이야기하지만

20대, 30대까지는

굉장히 더디 갑니다.

아다지오 같은 세월입니다.


그러다가 40이 되면 달라집니다.

어떻게 달라지는가?

템포가 얼마나 빨라지는지 아세요?

내가 느낀 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마흔, 그러면 그때부터,

마흔, 마흔하나, 마흔둘 . . .

이렇게는 안 갑니다.

잘 들어 두세요.

마흔, 마흔하나둘셋

이렇게 해서 50이 되는 게 인생입니다.

그것이 인생입니다.

템포가 그렇게 빠르고 다릅니다.


그렇다면 50과 60 사이는?

50에서 하나를 건너뛰면 됩니다.

50, 55, 60

그렇지요, 50, 51, 52, 53,

이런 게 없습니다.

또 56, 58, , 하는 것도 없지요

50, 55, 60


60, 70 사이도 살아 보았는데, 그건 65도 없습니다.

60에서 70으로 직행하는 것입니다.

60 다음 70

“나는 아직도 멀었어”

라며 반성을 안 하는 젊은이들

반성하세요. 그런 날이 오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빨리 옵니다.

그래가지고 이제 80이 되려나

60, 65이어 70, 80


70에서 80세는 아예 붙었습니다.

80넘어니까요 눈만 깜박하면 하루가 갑니다.

뭐 눈 깜박이는 순간을 일순이라고 합니다.

눈을 한번 깜박하니 1년이 갔습니다.

그래서 내 나이도 이전엔 많지 않았습니다. 예전엔,

아 그런데 눈 몇 번 깜박이니 아흔이 넘었습니다.

인생이란 그렇다는 것을 깨닫고 여러분의 인생도 이 가을에 깨닫고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무엇을 남기고 갈까

남기고 갈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걸 깨달아야 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 세월, 시간의 흐름을 이렇게 실감 나게 말한 이가 또 있을까! 서양인들은 죽었다가 깨어나도 못할 것이다. 정말 김동길 교수의 말이 대충은 맞는 것 같고 또 맞을 것 같다. 단지 서예가의 세월, 연령대에 상관없이 10, 20, 30년도 하루아침인 서예가의 세월은 이보다 더 빠를 것이다. 필자도 1년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가는 것이 아니라 ‘봄여름가을겨울’도 아닌 ‘여름겨울’로 지나가는 느낌이다.


어느 사이 가을도 지났고, 겨울이다. 그리고 곧 (운이 좋으면) 나목(裸木)에 새잎이 돋아나는 봄을 맞게 될 것이고, 또 곧 겨울을 맞을 것이다. 세월이 왜 이렇게 빠를까? 아마도 ‘빠르다’고 느낄 때는 환갑을 넘긴 나이, 신으로부터 받은 시간 중에 흘러버린 시간이 훨씬 더 많다는 생물학적 반응일 것이다. 아니, 둘러댈 것 없이 솔직하게 말하면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더 솔직하게 말하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발생하는 자연적 노화 현상일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활 반경이 좁아지고 단순하게 되는 것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주된 원인은 건망증이다.2) 망각한다는 것은 신의 위대한 선물로 인간이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순기능인데, 이것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심해지는 현상일 뿐이다.

2) 니체는 기억과 망각은 원초적 본능으로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즉 망각은 의지의 소산, 잊어버리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본다.

시간이 가면 예외 없이 늙어가고 망각하는 것이니 누구에게나 세월은 점점 빨라지게 되는 법, 반갑지 않지만 2021년을 맞았고 새해 역시 ‘눈 껌뻑할 사이’ 지나갈 것이며, 또 다른 2022년을 맞게 될 것이다.


사르트르(1905~1980, 프랑스)는 인생을 ‘선택’이라 했습니다. 서예인들 모두가 2021년 한 해를 살면서, 피할 수 없이 닥쳐오는 순간순간의 선택이 만복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海潭 吳厚圭(書畵批評家)





[덧붙이는 글]
[편집자 주] 뉴스부산ART=지난 2017년 11월 28일부터 '기존의 서예법을 벗어나 서화의 감성 디자인을 현대 미술에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서화디자인협회 오후규 이사장의 서예만평(書藝漫評)을 소개하고 있다. 오늘은 34번째 시간으로 '세월이 점점 빨라진다'를 소개한다. 선생의 서예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 뉴스부산 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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