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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9-01 15: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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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호 이야기=발레피아니스트 최지원



[들어가면서] 지난 8월 29일부터 7회에 걸쳐,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발레 피아니스트 최지원(Choi Ji Won), 피아니스트의 또 다른 세계 - 발레 반주를 만나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지원 씨는 피아노라는 악기 하나만으로 30여 년 한길을 달려온 피아니스트입니다. 발레를 배우기 위해 스튜디오를 찾았던 어느 날, 스튜디오 한 켠에 우아하게 놓인 피아노가 그녀의 음악 인생 앞에 또 다른 우주로 나타나면서 발레 피아니스트이자 발레 반주교육자로 나서게 됩니다. 무용수의 존재가치가 빛나는 것만큼 그 길을 함께 할 수 있는 반주자가 필요하다는 사명감과 함께 이 모두가 아름다움과 진실을 창조해내는 꽤 매력적인 작업과정이라는 점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시대의 변화는 음악 분야 안에서도 그 맥락을 같이합니다. 최근 장르의 혼합을 시도하며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선보이는 이들과 인지하지 못하는 어떤 순간에서조차 늘 곁에 있는 음악에 대한 그녀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글 강경호(아트디렉터)



▲ 강경호이야기=발레피아니스트 최지원, 발레 반주를 만나다(2)





발레반주는 내가 늘 중요하게 생각해 왔던 여백의 연주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 시켜 주었고, 역으로 독주자로서의 내 음악을 돌이켜봄과 동시에 잠시 잊고 있었던 매우 기초적인 음악적 재료들을 찬찬히 살펴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피아니스트의 또 다른 세계 - 발레 반주를 만나다(2)



오늘은 이 공간을 빌어, 짧게나마 발레반주에 관한 소개와 내가 공부하며 느꼈던 점 중 몇 가지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발레반주자가 준비해야 하는 음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스튜디오에서 매일 이루어지는 클래스 수업에 필요한 음악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실재 무대공연을 위해 쓰인 작품 음악들이다.


클래스를 위한 음악들은 얼핏 듣고 있으면 누구든 공들이지 않고도 쉽게 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자칫 단순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현란하고 복잡한 기교가 요구되는 화려한 곡들을 눈부시게 연주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듬성듬성 서 있는 음표 간의 비워진 공간을 유려하고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는 테크닉이야말로 오랜 시간 연습하고 탐구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고귀한 것임을 안다면 그런 생각들이 섣부른 착각이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발레반주의 시작은, 우리가 피아노 연주자로서 입시나 콩쿨을 비롯한 크고 작은 연주회를 위해 다루는 큰 몸집의 무겁고 농도 짙은 곡을 준비하는 과정과는 그 접근이 다르다.


혹여, 단순해 보이는 모든 곡은 연주 또한 쉽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시작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두꺼운 텍스처로 이루어지지 않은 음악 따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건성으로 연주하는 것을 볼 때나, 일정 수준이 넘은 피아니스트가 화성적으로 단순한, 가령, 음악사의 초기시대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했을 때에, 어설픈 지식을 가진 일부의 음악 애호가들에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볼 때는 꽤 씁쓸하다)


발레반주는 내가 늘 중요하게 생각해 왔던 여백의 연주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 시켜 주었고 역으로 독주자로서의 내 음악을 돌이켜봄과 동시에 더불어, 잠시 잊고 있었던 매우 기초적인 음악적 재료들을 찬찬히 살펴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조성과 박자, 템포, 그리고 쓰인 음표들과 그 음표들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이유까지도 재검토해 보게 되면서 어쩌면 발레반주는 음악교육의 일원으로 이전부터 배워졌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됐다.


클래스를 위한 음악들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설명하기에 앞서 우선, 음악과 발레를 각각의 시각에서 바라보며 발견한 두 가지의 흥미로운 점을 얘기해볼까 한다. → 9월 4일(토) '피아니스트의 또 다른 세계- 발레 반주를 만나다(3)'가 게재됩니다


글.최지원(발레 피아니스트, 발레반주교육자)




▲ 강경호이야기=발레피아니스트 최지원, 발레 반주를 만나다(2)





▶ 관련 기사

발레피아니스트 최지원, 발레 반주를 만나다(1)

http://www.newsbusan.com/news/view.php?idx=7815




☞ 최지원(발레피아니스트, 발레반주교육자)

■부산예술고등학교, 2005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졸업, 2007 미국 인디애나주립대(블루밍턴) 석사 ■프랑스 퐁텐블로 디플롬, 짤즈부르크 모짜르테움 아카데미 수료. 러시아 페름발레학교,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단 연수 ■최지원 귀국 피아노 독주회(2009,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및 한국, 미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국내외 다수 독주와 협연 및 연주 ■세계일보 콩쿨 은상, 피아노학회콩쿨 입상, 한국독일 브람스콩쿨 2등, 한국피아노협회 콩쿨 동상 등 수상 ■부산예중·고, 브니엘예고, 부산여대 피아노 실기 강사역임. 한양대학교 무용대학 발레과 반주강사, 성신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발레반주 강사.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현대무용/발레 전공전임 반주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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