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부산art = 강경호 이야기
또르르 계단을 올랐던 3층
한 때 그림에 푹 빠졌던 시절이 있었다. 손톱이 닳아 피가 나도록 석고 데생을 하거나, 대중탕에서 크로키를 하다가 혼이 난 적도 있었다.
아주 오랜 전 시간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창작에 앞서, 그림을 이해하고 기본을 만드는 필수 과정이었다. 사실 특출한 재능이 있는 특별한 예술가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는 치열한 노력과 정진으로 자신의 창작을 이어간다.
그 시절 생각나는 선배 한 사람을 떠 올려본다. 아마 오늘처럼 추위가 시작되는 계절의 새벽녘이지 싶다. 또르르 계단을 올랐던 3층. 작업실이 달랐던 그가 노크 없이 불쑥 들어왔다. "자갈치시장 갈래?"
100호가 족히 넘는 큰 화선지에는 새벽시장의 풍경과 투영된 그의 삶이 몇 날 며칠이고 담기곤 했다. 사십 년도 더 지난 지금. 그의 열정은 어떤 작업으로 변했을지 궁금해진다.
Nov 23, 2021
Story of KANG GYEONGHO
강경호(작가, 예술감상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