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부산초대석 = 권태원(Kwon, Tae won) 시인
포구에서 온 편지
일흔 셋
이제는 아름다운 것
보는 것에도 지치고 질린다
한 세상 도취하지 않고는
生을 견딜 수 있으랴
물 빠진 연못
허무한 밑바닥의 밑바닥
금이 쩍쩍 갈라진 진흙 위에
빈 소주병 하나 놓여 있다
코로나19 시절
요즘 어떻게 사느냐고
빈 잔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한 때 나는 저 드높은 화엄의
하늘에 오른 적도 있었다
아직도 살려고 발버둥치는
응급실 환자처럼
- 권태원 25시집 '시가 되기까지 인생은 파도다'
- 권태원 26시집 '내 눈물로 꽃이 되었다, 너는' 중에서-
▲ 권태원(시인, 사진가) ktw751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