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부산] 안개 자욱한 칠장사의 아침이다. 안개 속에서 역사 속 인물들이 환영처럼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궁예, 임꺽정의 전설 같은 이야기, 인목대비, 영창대군, 어사 박문수의 흔적들. 글·사진=최원호(2018년 3월 25일, 안성 칠장사에서)

■ 뉴스부산초대석 - 최원호 대표의 자기경영

(12) 미루는 습관을 버리자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 우선 지난 한 주를 뒤돌아 본다. 해야만 하는 일을 미루거나 잊고 지나친 것은 없나 하고 점검해 보는 셈이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다. 시간은 어김없이 새로운 하루, 한 주를 선물처럼 안겨주지만 삶은 늘 익숙한 방식대로 흘러간다. 어제 했던 생각을 오늘도 하고, 지난 주 했던 일들을 이번 주도 반복한다. 뭔가 색다른 일을 모색해 보지만 쉽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한번 몸에 익은 습관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스스로 습관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저절로 자신의 행동양식을 규정지어 버린다. 그때가 되면 고치고 싶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새로운 습관이 몸에 익으려면 하루, 이틀의 노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누구나 자신의 나쁜 습관 하나쯤은 바꿔보려고 노력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문신처럼 몸에 새겨진 잘못된 습관을 지우려고 애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 중에서 단연 으뜸은 미루는 습관이다. 당장 폐기처분 하고 싶지만 오늘도 고질병처럼 나를 따라 다닌다.

미루는 습관의 폐해는 한 둘이 아니다. 한 시간 미루면 하루가 날아가고, 하루를 미루면 한 주가 사라지는 식으로 그 확장성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간다. 미루는 습관은 일은 고스란히 남겨두고 시간만 연기처럼 사라지게 하는 아주 고약한 버릇이다. 잘못된 습관 하나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망가트린다. 때로는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현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미루는 버릇을 신중한 행동으로 오해하며 그 심각성에 눈감아 버리곤 한다.

▲ [뉴스부산] 대청봉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가야동 계곡에서 멈춘다. 만해 한용운이 자주 걸었다는 가야동 계곡은 그의 시 <알 수 없어요>를 그대로 그려 놓은 것 같은 풍경이다. 지금은 출입금지 구역이라 들어갈 수 없다. 장엄한 천왕문의 사천왕상은 여전히 계곡의 수문장이다. 글·사진=최원호(2018년 3월 13일, 설악산 오세암 만경대에서)

영국 시인 ‘로버트 해리저’가 그의 시 “할 일이 생각나거든 지금 하십시오”에서 “오늘의 하늘은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이미 당신 것이 아니니 지금 하십시오” 라고 충고하듯 읊조리듯이 미루는 습관을 고치는 즉효약은 지금, 당장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우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하고 고민하는 것은 흔들의자에 앉아 앞, 뒤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전진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과 같다.

내일의 꿈 같은 희망도 미루는 습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미룬 시간만큼 내일은 뒤로 물러나기 때문이다. 미루는 습관을 버리자. 내일부터 다이어트 해야지, 내일부터 열심히 해야지, 내일부터 금연을 해야지…… 하는 식으로 내일을 도피처로 만들지 말자. 나이키의 just do it이라는 선전 문구처럼 일본 전산의 ‘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는 구호처럼 실천하자고 또 한번 다짐해 본다.

최원호 도남아카데미 대표 cwh3387@gmail.com

☞ 최원호(60) 도남아카데미 대표는 ▲한솔교육 자문위원,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 대표이사, ▲JWL 수석 컨설턴트(임원),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운영, 집필 및 연구활동, ▲동양문고㈜ 대표이사(사장),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근무)에서 일했다. [뉴스부산=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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