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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9-21 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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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 최원호 기자=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초록이 지쳐 단풍 든다는 가을의 길목이다. 가을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이 아련하게 굽어돌아간다(2019년 9월 15일, 금정산 계명봉 들머리에서).





뉴스부산초대석 - 최원호 기자의 자기경영




(41) 과거, 현재, 미래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어제는 역사, 내일은 미스터리, 오늘은 선물이라는 말이 있다. 이미 지난 과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 하라는 의미를 강조할 때 종종 인용하곤 한다. 맞는 말이다. 눈앞에 선물도 외면한 채 과거로 미래로 나돌아 다녀 봤자 얻을 게 별로 없다. 일 없이 에너지만 낭비할 뿐이다. 후회할 일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비록 눈앞의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주어진 이상 받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 일은 절대 변경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밤의 추태가 부끄럽다고 해서 이른 아침에 서둘러 지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는 변경 불가능이라는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부정하는 순간 기억은 조작된다. 조작된 기억은 오류를 낳고 또 다른 왜곡을 불러온다. 과거의 늪으로 다가가기 보다는 과거를 제 3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성찰의 단서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는 현재의 시점에서 있는 그대로를 보느냐 내 입맛에 맞게 각색하느냐의 선택의 여지만 남기고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과거는 변경불가능이다. 지난 일은 좋든 싫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한다. 과거의 일은 지탄의 대상도 타도의 대상도 아니고 오직 교훈의 보고일 뿐이다. 역사의 가르침을 무시하다 망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역사 속에 가득하다. 과거의 늪에 빠져 현재를 망가트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다가올 미래는 어떤가? 흔히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멋진 꿈과 비전을 향해 나아가라고 하지만, 현재의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미래는 상상 속에만 머무른다. 마치 산 너머 무지개를 마음속으로 따라잡는 소년과 같이, 끝없는 동경만 하게 된다는 의미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단지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할 뿐이다.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미래로 향하는 시간과 단절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가 미스터리로 끝나지 않으려면 현재 이 순간에 열정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 [뉴스부산] 최원호 기자=한 계단 한 계단 이어지는 오르막길은 지나온 인생길을 닮았다. 내 몸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인 과거처럼 가지런한 길이 정겹다(2019년 9월 15일, 금정산 범어사에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 듯 삶은 현재라는 우물 속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 과거의 늪에 빠져 눈앞에 벌어지는 일들에 눈을 감든, 미래의 상상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현재를 외면하든 상관없이, 이 순간을 버릴 수는 없다. 다만 마음을 이 순간에 붙들어 두기가 어려울 뿐이다.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過去心不可得),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現在心不可得),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未來心不可得)는 금강경 게송(偈頌)이 문득 머리를 스친다. 과거, 현재, 미래는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어쩌면 어느 하나에 집착하거나 분별하는 마음 자체가 더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최원호 기자 cwh3387@paran.com




▶관련기사, (40) 겉과 속이 다 좋아야 한다
- http://newsbusan.com/news/view.php?idx=3831





[덧붙이는 글]
'최원호 기자의 자기경영'은 일상에 내던져진 자신을 관조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독자에 따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글과 사진에는 수십 년간 우리나라 명산을 누비며 발로 전해져 오는 자연의 정직한 풍경과 맑은 기운이 글쓴이의 머리와 가슴을 통해 복제되고 있다. 모쪼록 최 기자의 자기경영이 '뉴스부산 독자들'에게 지식과 사유로 버무려지는 작은 '자기 소통의 공간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뉴스부산 강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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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남아카데미 대표,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동양문고 대표, 컨설턴트,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전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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