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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2-01 10: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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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 최원호 기자=남은 잎 다 떨구고 긴 겨울 채비를 하는 참나무 둥지에 겨우살이가 움을 틔웠다. 긴 겨울을 건널 기력도 없을 것 같은 참나무의 자비로 겨우살이는 한겨울이 따뜻할 것 같다.(2019년 11월 24일 홍천 만대산에서)





뉴스부산초대석=최원호 자기경영




(51) 사랑하는 것은 잘 살기를 바라는 것이다(愛之,慾其生).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 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감수성이 예민하던 사춘기 소년시절에 즐겨 암송하던 유치환 선생의 ‘행복’이라는 시다.


사랑하는 순간보다 행복한 시간은 없을 것이다. 사랑을 놓친 사람들이 다시 사랑을 만나면 더 간절하게 사랑에 빠져드는 것도 그런 이유다. 사랑은 결핍되면 심한 갈증을 느끼는 정신의 감로수와 같다. 돈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사랑 없이는 정말 살기 힘들다.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사람은 고독할 수는 있어도 고립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경험하는 마음 중에서 사랑은 복잡한 감정의 갈래를 가진다. 꽃처럼 가슴 속에서 애틋하게 피어나기도 하고, 상처를 도려내듯이 가슴 시리고 아리게도 한다. 가슴이 터질 듯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도 하고, 깃털처럼 가볍게 하늘을 날아 갈듯이 기쁘게도 한다.


사랑은 대상의 폭 또한 넓고 깊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가족, 이웃, 종교적 사랑까지 그 폭과 넓이는 끝 간 데 없이 무한하다. 그래서 세상은 사랑에 대한 정의, 사랑에 대한 시,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넘쳐난다. 종교, 철학, 사상적 위대함을 자랑하는 사람들치고 사랑에 대해서 한 마디 하지 않은 사람도 드물다.

 
사랑에 대한 수많은 정의 중에서 단연 압권은 공자(孔子)가 내린 사랑에 대한 선언적 명제다. 사랑에 대한 다른 정의를 들먹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간단명료하다. 논어(論語) 안연(顔淵)편에는 사랑에 대해서 정확하게 정곡을 찌른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애지(愛之)란 욕기생(慾其生)하고 악지(惡之)란 욕기사(慾其死)하나니…
사랑한다는 것은 그 대상이 살기를 바라고, 미워하면 그 대상이 죽기를 바라는 법이다. 사랑한다면 당연히 살게 만들어야 한다. 산다는 것은 즐거운 기운이 솟고 행복한 기분으로 삶의 기쁨이 충만하게 만드는 일이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새를 새장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창공으로 날려 보내는 것이고, 물고기를 수족관에 풀어 놓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고향인 강과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 [뉴스부산] 최원호 기자=가는 개울 물이 모여 호수처럼 너른 저수지, 그 속으로 빠진 산그리메가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때맞춰 빗방울은 방울방울 저수지 위로 내려앉는다.(2019년 11월 24일 만대산 개운저수지에서)


상대를 살게 하는 사랑의 출발선은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을 사랑하는 것은 위선이거나 연극이다. 심한 경우 자신을 미워하는 감정으로 스스로를 죽여 가면서 사랑을 흉내 내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자식을 사랑한다는 미명하에 생각과 행동의 틀을 속박하고 못살게 구는 것은 결코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미움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사랑은 아끼고 소중하게 하는 것이다. 자신의 몸이 소중하므로 몸에 좋다는 것을 찾아 먹고, 몸에 해로운 것은 피한다. 사랑이란 자신과 주변을 살리는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 함께 나누는 실천적 행위를 말한다.


최원호 기자 cwh3387@paran.com





▶관련기사, (50) 그 흔한 스트레스 어떻게 다스릴까?
- http://newsbusan.com/news/view.php?idx=4167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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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기자의 자기경영'은 일상에 내던져진 자신을 관조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독자에 따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글과 사진에는 수십 년간 우리나라 명산을 누비며 발로 전해져 오는 자연의 정직한 풍경과 맑은 기운이 글쓴이의 머리와 가슴을 통해 복제되고 있다. 모쪼록 최 기자의 자기경영이 '뉴스부산 독자들'에게 지식과 사유로 버무려지는 작은 '자기 소통의 공간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뉴스부산 대표 강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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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남아카데미 대표,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동양문고 대표, 컨설턴트,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전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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