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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5-16 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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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초대석] 최원호 자기경영=오고 가는 세월처럼 떠나는 꽃송이를 배웅하듯 안개비가 촉촉이 내린다. 2020년 5월 10일, 운악산에서.




[들어가면서] '최원호 기자의 자기경영'은 일상에 내던져진 자신을 관조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독자에 따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글과 사진에는 수십 년간 우리나라 명산을 누비며 '발로 전해져 오는 자연의 정직한 풍경과 맑은 기운'이 글쓴이의 머리와 가슴을 통해 복제되고 있다. 모쪼록 최 기자의 자기경영이 '뉴스부산 독자들'에게 지식과 사유로 버무려지는 작은 '자기 소통의 공간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뉴스부산 대표 강경호 -



뉴스부산초대석=최원호 자기경영



(75) 이분법은 위험하다




이분법은 대립의 상징이다. 대립은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좋아함과 싫어함, 승리와 패배처럼 상반되는 두 개념이 서로 마주 서서 노려보는 느낌이다. 세상의 모든 현상과 상황을 둘로 나눠보는 시각은 사물의 다양성을 부인한다. 둘밖에 볼 수 없는 왜곡된 관점은 창의적인 사고를 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세상일이 동전의 양면처럼 둘로 나뉜 듯 보이지만 앞면과 뒷면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공간이 존재한다.


건물의 안과 밖은 유리창 하나로 나눌 수 있지만,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은 단순히 좋고 나쁨의 이분법으로 구분할 수는 없다. 사람의 사고체계는 지식으로 넓어지고 지혜로 밝아지며 경험으로 굳어지는 특성이 있다. 게다가 사람마다 동일한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독특한 인식시스템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이분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 이분법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단 하나의 방법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분법은 모든 세계를 둘로 나누어 보는 방식이다. 사물을 둘로 나누어 보면 이해가 쉬운 장점이 있는 반면에 단점도 많다. 먼저 두 극단 사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시야는 그만큼 좁아진다. 게다가 사물의 이치를 따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사고의 틀은 편협하게 굳어만 간다. 양극단의 치열한 다툼을 상징하는 흑백논리는 무수히 많은 관념의 벽을 만들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멍들게 한다. 세포 분열하듯이 분화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끼리끼리 모여 동그랗게 금 그어 놓고 안과 밖을 구분하는 치졸한 무리가 설쳐댄다면 선량한 사람들의 일상은 슬픔에 잠길 수밖에 없다.



▲ [뉴스부산초대석] 최원호 자기경영=짙은 안개 바다에 수초처럼 떠 있는 초록 잎과 분홍빛 꽃송이, 풍덩 하고 뛰어들어 미지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은 풍경이다. 2020년 5월 10, 운악산에서.


둘로 나뉜 대립은 분열과 다툼의 출발점이다. 역사는 사소한 대립이 결국은 목숨을 건 싸움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조선 중기의 동, 서 붕당이 자리다툼을 넘어 이념의 대립으로, 결국에는 자신들의 존재를 위한 목숨 건 싸움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대립의 폐해는 엄청나다. 개인의 대립이 조직의 대립으로 소용돌이처럼 커가는 과정에서 구성원 모두를 보호해줄 국가는 힘을 잃고 사라져간다.


다양한 계층이 서로의 이해관계를 위해서 대립하는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적과 아군만 있는 세상은 위험하다. 필연적으로 충돌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는 마주 보고 달리는 두 줄의 철길이 아니다. 다양한 입장과 상황이 거미줄처럼 얽힌 우리 사회에도 나는 옳고 너는 그른 이분법이 아닌 다양한 안목들이 사회를 밝게 지켜주기를 희망해 본다.


최원호 기자 cwh3387@paran.com




▶관련기사, (74) 시를 읽으며 드는 생각

- http://newsbusan.com/news/view.php?idx=5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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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남아카데미 대표,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동양문고 대표, 컨설턴트,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전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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