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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3-28 22: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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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 두물 머리 수변 공원가 비닐하우스에는 붉게 익은 딸기가 탐스럽게 달렸다. 글·사진=최원호(2019년 3월 17일 양수리 두물머리 수변공원에서)






■ 뉴스부산초대석 - 최원호 대표의 자기경영




(14) 검색과 사색 사이에서



편리한 세상이다. 아니 무서운 세상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다. 손끝으로 세상을 탐색하고 터치 한번으로 거대자본이 초순간으로 움직인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던 일들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철석같이 믿고 있던 지식이 한 순간에 폐기 처분되고 어제의 질서가 오늘 새로운 모습으로 재편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개인의 손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어마어마한 일이 역사상에 있었던가 싶다.


상상이 곧 현실이다. 손가락 하나로 세상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기도 하고 터치 하나로 전 세계인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현실이 되었다. 불과 10센티도 안 되는 검색 창으로 세계를 제패하는 기업을 만들기도 하고, 개인은 자신이 원하는 단어 하나 입력하고 원하는 정보를 모조리 찾을 수도 있다.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고, 평생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색다른 체험과 새로운 소식을 키보드 하나로 경험할 수도 있다. 참 신기한 세상이다. 그러나 모든 사물에는 양면이 있기 마련이다. 검색은 편리성과 간편성을 선물했지만, 인간의 몸은 비대해 지고 무거워졌다. 유통되는 정보의 총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개인의 머릿속 지식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는 기준 중의 하나인 생각하는 힘은 날이 갈수록 그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일본에는 생각 없는 사람이 놀랄 만큼 증가했고, 그 결과 집단으로서의 일본인의 지능은 현저히 떨어졌다.” 저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오마에겐이치의 말이다. 이웃나라 일본 이야기지만 우리도 결코 예외일 될 수 없는 섬뜩한 지적이 있다. 생각은 소수의 머리 좋은 사람에게 맡기고 일반인들은 그들이 생각해낸 상상력에 편승해서 무한 소비만을 즐기는 세상이 된 느낌이다.


생각은 호기심과 배움으로 탄생한다. 현실은 역설적이게도 배움의 양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생각의 질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2500년 전 공자는 배움에 대한 철학을 논어의 곳곳에 남겨 두었다. 논어 위정편에서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하고(學而不思則罔)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험하다(思而不學則殆)는 말로 배움과 생각의 상관관계를 명철하게 제시한다.




▲ [뉴스부산] 바위는 산에서 만나는 반가운 얼굴이다. 누가 만든 작품인지 산 속의 바위는 같은 모양이 없다. 자연의 걸작인 바위를 감상하는 재미, 산행의 맛을 더한다.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트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고 다짐한 시인의 마음도 짐작이 간다. 글·사진=최원호(2018년 12월 23일, 금산 진악산에서)



지식의 습득과 자신만의 숙성 노력을 무시한 채, 검색 하나로 모두 해치우는 행위는 위험하다. 사색보다는 검색을 즐기며 생각하기를 죽기보다 싫어하면 인간 고유의 멋을 잃을 우려가 높다고 생각한다. 생각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세상은 결코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없다. 생각 없는 사람들의 행동은 본능에 충실한 동물의 생활습성을 닮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상 사색하는 힘은 죽는 그 순간까지 잃어버릴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그려 내는 무늬, 그 무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인문학, 그 인문학의 기본 요체는 생각이다. 사색이 없는 인문학이 있을 수 없듯이 사색이 없는 검색의 세계는 무의미하다. 사색을 돕는 검색, 사색의 지평을 넓혀주는 좋은 도구로서의 검색이 제 구실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 한다.


최원호 도남아카데미 대표 cwh3387@gmail.com







☞ 최원호(60) 도남아카데미 대표는 ▲한솔교육 자문위원,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 대표이사, ▲JWL 수석 컨설턴트(임원),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운영, 집필 및 연구활동, ▲동양문고㈜ 대표이사(사장),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근무)에서 일했다. [뉴스부산=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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