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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5-11 14: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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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초대석] 고요하고 잠잠한 무덤가에도 봄의 생명은 왕성하게 살아나고 있다. 파란 잔디 위로 잡초와 야생화가 무성하고, 그 틈에 키가 부쩍 자란 씀바귀가 막 꽃을 피우는 참이다. 글·사진=최원호(2019년 5월 6일, 부산 금정구 서동 윤산 입구에서)




뉴스부산초대석 - 최원호 대표의 자기경영



(22) 무엇을 어떻게 보고 사는가?



거울을 본다. 얼굴이 예전만 못하다. 표정은 굳어 있고 이마에 주름은 하나, 둘 늘어난다. 세월이 남긴 흔적이 늘어날수록 좋은 것보다는 염려스러운 것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머리숱이 하나, 둘 사라지는 느낌이 괜스레 마음에 걸린다. 사소한 일들이 마음 근육에 주름을 깊게 하는 걱정거리로 다가온다.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지만 눈앞의 현실은 딴판이다. 사람은 보는 것에 의해서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가 달라진다.


우리말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보는 것으로 그 사람의 정체성이 결정된다. 보는 법이 그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으로 무서운 말이다. 보는 것 하나로 기회는 살아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전문가와 비전문가도 보는 눈이 결정한다. ‘’비관주의자는 어떤 기회 속에서도 어려움을 보고, 낙관주의자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본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사람은 자신이 보는 곳에 에너지를 집중한다. 기회를 보면 기회에 열정을 쏟고, 문제를 보면 그 문제를 생각하고 푸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무엇을 어떻게 보는가는 개인만의 문제로 한정되지는 않는다. 가정이나 조직, 국가의 차이도 보는 것에 의해서 규정된다. 어떤 조직이든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설득한다. 모든 조직원들이 같은 방향을 보고 힘을 모아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같은 방향을 보고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행동 패턴은 곧 문화가 된다. 결국 문화의 차이는 보는 방법의 차이다. 동, 서양의 문화가 다른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다른 것이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와 그의 스승으로 알려진 무학대사가 나눈 대화 한 토막에도 보는 법에 대한 귀중한 교훈이 담겨있다. 하루는 태조 이성계가 무학대사에게 "대사는 마치 돼지같이 생겼습니다 그려" 하고 농을 던지니, 이 말을 받아 무학대사는 "전하께서는 어찌 그리 부처님과 꼭 닮았습니까?" 하고 공손하게 대답을 했다. 그러자 태조 이성계는 "허허허, 대사! 나는 대사 더러 돼지라고 놀렸는데 아니 나 더러는 부처라니 도대체 나의 어디가 그렇게 부처 같소"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무학대사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모든 것이 부처로 보이는 법입니다."



▲ [뉴스부산초대석] 포구의 아침은 신성하다. 어디서부터 흘러온 강물인가 바다를 앞두고 전열을 정비하듯 멈춰서 먼 길 돌아온 서로를 위로 하며 다독이는 모습 같다. 산과 마을도 깨어나는 포구를 물끄러미 바라만 본다. 글·사진=최원호(2019년 5월 7일, 부산 구포에서)



사람의 눈은 완전할 수 없다. 착각이나 착시에 대한 수많은 실험이 이것을 증명하고 있다. 세상은 보는 대로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시각장애를 가진 헬렌 켈러는 자신이 대학 총장이 된다면 ‘보는 법’에 대한 강좌를 개설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바르게 보는 것, 사실을 사실대로 제대로 보는 것은 굳이 불교의 8정도에서 말하는 정견(正見)올 들먹이지 않더라도 삶의 중요한 가치로 다가온다. 오늘도 세상을 제대로 보고 사는지 한 번쯤 반성하고 볼 일이다


최원호 도남아카데미 대표 cwh33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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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호(60) 도남아카데미 대표는 ▲한솔교육 자문위원,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 대표이사, ▲JWL 수석 컨설턴트(임원),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운영, 집필 및 연구활동, ▲동양문고㈜ 대표이사(사장),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근무)에서 일했다. [뉴스부산=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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