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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4-06 20: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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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부산] 중랑천 산책로 따라 벚꽃이 활짝 피었다. 바람결에 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춤추는 모습에 절로 발길이 멈춘다. 글·사진=최원호(2019년 4월 5일 중랑천에서)





뉴스부산초대석 - 최원호 대표의 자기경영



(17) 분노를 다스리는 기술



나이는 그저 먹는 게 아니다. 요즘 문득문득 드는 생각이다. 나무가 세월 따라 나이테를 늘리듯이 사람은 연륜에 맞게 그릇을 키워야 한다. 인생의 오후를 맞이해서도 나이 값도 못한다느니, 철들려면 아직 멀었다는 말을 듣는 것은 치욕이다. 철들자 망령 난다는 말이 있지만 이 말처럼 지독한 욕은 없다. 철없이 살다 죽어간다는 말 같아서 섬뜩하기도 하다. 인류의 역사가 철없는 아이가 철이 들어가는 어른으로 성장해서 철든 노인으로 죽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지만 하루라도 늦기 전에 깨닫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분노를 다스리는 기술이다.


분노는 ‘자신이 독약을 먹고 다른 사람이 죽기를 기다리는 행위와 같다’는 말이 있다. 분노의 가장 큰 해악은 위액이 자기 살을 소화시켜 위궤양을 만들듯이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이다. 분노는 자신만 망치는 일이 아니다. 상대를 허물고 주변을 고통스럽게 하는 수많은 부정적인 파편을 날린다. 한번 일어난 분노는 쉽게 사라지지도 않는다. 바람은 지나가도 물결은 남든 것처럼 한동안 이성을 마비시키는 마취제 역학을 한다.


분노는 독가스를 가득 넣어 잔뜩 부풀어 오른 풍선과 같다.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펑 하고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어떻게든 손을 써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냥 터트리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은 입구를 찾아 안전하게 조금씩 빼내는 방법이다. 전자는 파괴와 후회라는 후유증을 남기지만 후자는 분노를 극복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준다.


분노를 무작정 참으라고 조언하는 것은 무모하다. 밴댕이 속같이 좁은 공간에 부풀어 오르는 분노를 가두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가끔은 치사량에 달하는 분노를 담아 두었다가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다. 분노는 참았는데 목숨은 잃었다고 하는 것은 수술은 잘 되었지만 환자가 죽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담아 둘 그릇이 안 되면 쏟아 내야 한다.


분노가 일어나면 가장 먼저 자기 자신과 대화를 시도해 본다. 화가 잔뜩 난 상태에서 무슨 자기대화냐고 반문하고 싶을 것이다. 쉽지는 않다. 어렵다고 포기하면 후회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후회는 분노를 참지 못한 것에 대한 자괴감과 좌절감으로 또 다른 화를 부르는 악순환을 만든다.



▲ [뉴스부산] 아파트 숲 속에 섬처럼 떠있는 배봉산, 그 옛날 사도세자의 무덤이 있던 산으로 알려진 곳이다. 늙은 고목은 연초록 싹을 틔우고 곁에선 진달래는 고운 자태로 힘내라 응원한다. 글·사진=최원호(2019년 4월 5일 서울 배봉산에서)



화를 내는 것도 습관이 될 수 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자기 자신과의 대화가 불가능 하면 채널을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그 상황이 채널 3이라고 하면 채널 7로 의도적인 전환을 시도하는 식이다. 채널 전환이 어렵다면 분노의 컬러를 바꿔보는 방법도 있다. 지금 불같이 일어나는 마음 속 분노의 컬러가 붉은 핏빛이라면 이차돈의 목에서 흘렀다는 흰 피를 생각보라. 피식 웃음이 나면서 풍선 바람 빠지듯이 분노가 사라질 것이다. 분노는 초점을 바꾸면 그 강도는 약해진다.


분노를 다스리는 소소한 방법들은 많지만 이 또한 자신의 마음 챙김에 기초한 것들이다. 화가 나면 숫자를 헤아려 본다든지, 흙탕물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듯이 인내심을 발휘하라든지, 적당한 시간에 적절한 양으로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방법으로 분노를 터트린다든지, 화가 나면 일단 멈추고(Stop), 새로운 감정을 일으키는 도전(Challenge)을 하고, 다시 다른 곳에 초점(Focus)을 맞추는 SCF전법을 구사하는 등 다양하다. 분노를 다스리는 기술도 자신만의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남이 좋다고 해서 하는 흉내가 아닌 진정한 자신만의 기술이 필요하다.


최원호 도남아카데미 대표 cwh3387@gmail.com






☞ 최원호(60) 도남아카데미 대표는 ▲한솔교육 자문위원, ▲능률협회 교수, ▲재능교육연수원(JSL) 대표이사, ▲JWL 수석 컨설턴트(임원), ▲일본사회문화연구소 운영, 집필 및 연구활동, ▲동양문고㈜ 대표이사(사장), ▲삼성그룹(삼성카드 경영혁신팀 근무)에서 일했다. [뉴스부산=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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